감사인이 계약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금액을 다시 세어 보려는 것이 아니라 그 금액이 나온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장부는 거래의 결과만 보여주고, 그 결과가 왜 그 시점에 그 금액으로 기록됐는지는 계약서에 들어 있습니다.
감사인 계약서 요청은 매출과 매입의 인식 시점, 거래 상대방, 대금 조건을 장부와 맞춰 보는 절차입니다. 같은 1억 원이라도 납품이 끝나야 대금을 받는 계약인지, 선수금을 먼저 받고 이후 몇 년에 걸쳐 제공하는 계약인지에 따라 회계처리가 달라집니다.
장부가 있는데 왜 계약서까지 봐야 하나?
장부만으로는 판단의 근거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장을 세무사에게 맡기는 회사가 많고, 그래서 재무제표와 계정별원장, 분개장은 대체로 문제없이 제출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계약서는 세무사가 아니라 회사가 가지고 있고, 기장 과정에서 세무사가 계약서 전체를 검토하지도 않습니다. 결국 장부에는 숫자가 있는데 그 숫자를 뒷받침하는 원본 근거는 감사인이 회사에 직접 요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약서에서 감사인은 무엇을 확인하는가?
주로 다음 다섯 가지를 봅니다.
- 수익 인식 시점: 대금 지급 조건, 인도·검수 조건, 진행 기준 적용 여부
- 거래의 실질: 본인 거래인지 대리 거래인지, 총액과 순액 중 무엇으로 인식할 사안인지
- 부수 조건: 하자보수, 반품·환불, 위약금 등 충당부채나 우발부채로 이어질 수 있는 조항
- 거래 상대방: 특수관계자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주석 공시 대상인지
- 승인 권한: 조직도상 결재 권한을 가진 사람이 실제로 그 계약을 승인했는지
마지막 항목이 자주 간과됩니다. 감사인은 회사가 정한 권한 체계가 문서로만 존재하는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계약서의 결재란에서 확인합니다.
계약서 요청은 회사를 의심한다는 뜻인가?
아닙니다. 감사인은 의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확인하지 않으면 의견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요청합니다. 외부감사법 제21조 제1항은 감사인이 회사의 회계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열람 또는 복사하거나 회계에 관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회사는 지체 없이 이에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시행령은 그 자료를 장부와 서류뿐 아니라 전자문서까지 포함해 형태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규정합니다. 종이 계약서만이 아니라 전자계약 파일이나 사내 시스템에 저장된 자료도 같은 대상입니다. 출력본이 없다는 이유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자료를 받지 못하면 감사인은 그 부분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처리해야 하고, 범위가 넓어지면 감사의견에 영향을 줍니다. 요청 자체는 특정 거래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표준 절차로 보시면 됩니다.
계약서를 어떻게 정리해 전달하면 되나?
거래처별이 아니라 계정별로 묶어 주시는 편이 서로 빠릅니다. 감사인은 매출 명세나 채권 잔액에서 표본을 뽑아 역으로 계약서를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변경계약이나 부속 합의서가 있으면 원계약과 함께 묶어 주십시오. 금액이 바뀐 이유가 대개 거기에 있습니다. 구두로 연장했거나 계약서 없이 진행한 거래는 없다고 답하기보다 그 사실을 알려 주시는 편이 낫습니다. 감사인은 대체 절차로 확인하면 됩니다. 날인이 빠졌거나 최종본이 아닌 파일이 섞이는 경우도 흔하니, 보내기 전에 서명·날인된 최종본인지만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
전달 방식과 일정 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감사인이 요청하는 자료, 어떻게 줘야 하나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 원본을 넘겨야 하나요?
원본을 넘길 필요는 없습니다. 서명·날인이 확인되는 사본이나 스캔본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감사인이 원본 대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보관 위치는 파악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모든 계약서를 다 줘야 하나요?
전수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체로 금액이 크거나 회계처리 판단이 필요한 거래를 표본으로 뽑아 요청합니다. 다만 표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관련 거래가 이어지면 추가 요청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영업 조건이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외부감사법 제20조는 감사인과 소속 공인회계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단가나 거래 조건이 특히 민감하다면 열람 방식과 자료 반환 시점을 감사팀과 미리 협의하시면 됩니다.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실제 판단은 회사의 거래 구조와 자료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별 사안 확인이 필요하시면 상담문의에 남겨주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