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몇 년째 남아 있는 재고가 장부에는 취득원가 그대로 잡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인식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회계에서는 선택이 아닙니다. 그런데 세법에서는 신고를 해두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합니다. 두 가지를 나눠서 보겠습니다.
회계는 저가법을 명령한다
일반기업회계기준 문단 7.4는 재고자산을 취득원가로 하되 시가가 취득원가보다 낮으면 시가를 장부금액으로 하도록 합니다. 이것이 저가법입니다.
문단 7.16은 시가가 원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사유를 네 가지로 듭니다.
| 구분 | 사유 |
|---|---|
| 1 | 손상을 입은 경우 |
| 2 | 1년 또는 정상영업주기 내에 판매·투입되지 않아 장기체화된 경우 |
| 3 | 진부화하여 판매시장이 사라지거나 판매가치가 하락한 경우 |
| 4 | 완성하거나 판매하는 데 필요한 원가가 상승한 경우 |
두 번째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걸립니다. 팔리지 않은 채 해를 넘긴 재고가 그대로 원가로 남아 있으면 자산과 이익이 함께 부풀려집니다.
시가는 무엇을 말하나
문단 7.17은 시가를 순실현가능가치로 정의합니다. 정상적인 영업과정에서의 추정 판매가격에서 완성에 소요되는 추가 원가와 판매비용의 추정액을 뺀 금액입니다.
원재료는 다릅니다. 현행대체원가가 최선의 측정치가 될 수 있지만, 그 원재료를 투입해 만들 제품의 시가가 원가보다 높으면 원재료에는 저가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팔릴 제품에 손실이 없는데 재료만 깎을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항목별로 계산한다
문단 7.18이 분명하게 정합니다. 저가법은 항목별로 적용하고, 총액기준으로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어떤 품목은 평가손실이 나고 다른 품목은 평가이익이 났다고 해서 상계하면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유사하거나 관련 있는 항목을 묶는 것은 제한적으로 허용되지만, 한번 정한 방식은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인식한 손실은 재고자산의 차감계정으로 표시하고 매출원가에 가산합니다(문단 7.20). 상황이 해소되어 시가가 회복되면 최초 장부금액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환입하고, 환입액은 매출원가에서 차감합니다(문단 7.19).
세법은 신고한 경우에만 인정한다
여기서 갈립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74조 제1항은 재고자산을 법인이 신고한 방법으로 평가하도록 하고, 저가법은 그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저가법을 신고할 때 비교 대상이 되는 원가법도 함께 신고하도록 합니다. 신고하지 않으면 제4항에 따라 관할 세무서장이 선입선출법으로 평가합니다. 원가법이므로 평가손실이 반영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저가법 신고가 없는 회사가 결산에서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잡으면, 회계상 비용은 남고 세무조정으로 부인됩니다. 대손충당금이 신고와 무관하게 한도까지 인정되는 것과 다른 구조입니다. 그 비교는 대손충당금은 얼마를 어떻게 설정하나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법인세법 제42조 제3항 제1호는 파손·부패 등의 사유로 정상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는 재고자산은 장부가액을 감액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것은 평가방법 신고와 별개입니다.
결산에서 확인할 것
재고 연령 자료를 먼저 만드십시오. 언제 입고된 것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나와야 장기체화 판단이 됩니다.
순실현가능가치의 근거를 남기십시오. 최근 판매가격, 견적, 할인 판매 실적처럼 숫자로 뒷받침되는 자료여야 합니다.
평가손실과 감모손실을 구분하십시오. 수량 차이에서 오는 감모손실은 정상분이면 매출원가에, 비정상분이면 영업외비용으로 갑니다(문단 7.20).
자주 묻는 질문
저가법을 신고하지 않았으면 지금이라도 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시행령 제74조 제5항에 따라 기한이 지난 신고는 그 신고일이 속하는 사업연도까지는 무신고와 같이 처리되고, 그다음 사업연도부터 신고한 방법이 적용됩니다.
폐기하면 바로 손금이 되나요?
폐기 사실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폐기물 처리 증빙이나 입회 확인처럼 실제로 없어졌다는 자료가 있어야 하며, 장부상 감액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평가손실을 안 잡으면 감사에서 어떻게 되나요?
자산과 이익이 과대계상된 것이므로 조정 대상입니다. 팔리지 않는 재고가 원가로 남아 있는 것은 감사에서 먼저 보는 항목 중 하나입니다.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실제 판단은 재고의 상태와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별 사안 확인이 필요하시면 상담문의에 남겨주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