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관이 요구하는 자료는 모두 내야 하는가. 세무조사 대응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인데, 법은 두 조문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협력할 의무를 정하고, 다른 하나는 요구의 한계를 정합니다.
국세청이 금융거래를 어디까지 보는지와 같은 구조입니다. 권한이 있다는 것과 아무렇게나 행사해도 된다는 것은 다릅니다.
세무조사 대응의 출발점은 사전통지서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7 제1항은 조사 시작 20일 전까지 조사대상 세목, 조사기간, 조사 사유 등을 통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종이가 조사의 경계선입니다. 여기에 적힌 세목과 과세기간이 뒤의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받자마자 할 일은 읽고 보관하는 것입니다.
천재지변 등 사유가 있으면 연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2항).
관련 없는 장부는 요구할 수 없다
경계를 정한 조문은 제81조의4 제3항입니다.
세무공무원은 세무조사를 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장부등의 제출을 요구하여야 하며, 조사대상 세목 및 과세기간의 과세표준과 세액의 계산과 관련 없는 장부등의 제출을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
한편 제81조의17은 납세자의 협력의무를 정합니다. 다만 문언이 이렇습니다.
납세자는 세무공무원의 적법한 질문ㆍ조사, 제출명령에 대하여 성실하게 협력하여야 한다
두 조문을 겹쳐 놓으면 경계가 나옵니다. 조사대상 세목·과세기간의 세액 계산과 관련된 자료는 내야 합니다. 관련 없는 자료는 요구 자체가 조문에 어긋나므로 협력의무의 대상도 아닙니다.
실무에서 갈리는 것은 대개 통지받은 과세기간 밖의 연도 장부, 조사 세목과 무관한 대표이사 개인 계좌, 조사 대상이 아닌 관계회사 자료입니다. 거절부터 할 것이 아니라 어느 세목의 어느 항목을 확인하기 위한 것인지 물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관련성이 설명되면 내야 합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둡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제출 의무의 범위이지 자료를 숨기는 방법이 아닙니다. 장부를 감추거나 없애거나 사실과 다른 자료를 만들어 내는 것은 경계의 문제가 아니라 조세범 처벌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관련성이 있는 자료를 내지 않는 것은 추계과세의 빌미가 되기도 합니다.
범위를 넓히려면 문서로 통지해야 한다
제81조의9입니다. 세무공무원은 구체적인 세금탈루 혐의가 여러 과세기간이나 다른 세목까지 관련되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조사 진행 중 범위를 확대할 수 없습니다.
확대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와 범위를 납세자에게 문서로 통지해야 합니다(제2항). 구두로 “이것도 좀 봅시다”라고 하는 것은 범위 확대가 아닙니다.
장부를 가져가는 데에도 절차가 있다
제81조의10 제1항은 원칙을 정합니다. 세무공무원은 조사 목적으로 납세자의 장부등을 세무관서에 임의로 보관할 수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일시 보관하려면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 단계 | 내용 |
|---|---|
| 제출 | 정당한 권한이 있는 자가 임의로 제출한 것일 것 |
| 동의 | 일시 보관 동의서를 받을 것 |
| 증빙 | 일시 보관증을 교부할 것 |
| 반환 | 반환 요청일부터 14일 이내 반환 |
반환 기간을 연장하려면 납세자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한 차례만 14일 이내에서 가능합니다(제4항 단서). 조사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시 반환해야 합니다(제5항).
경계를 벗어난 요구를 받으면
세무조사 대응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수단이 둘 있습니다.
첫째, 제81조의5는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공인회계사·세무사를 조사에 참여하게 하거나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관련성 다툼은 혼자 하는 것보다 대리인을 통해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둘째, 제81조의19에 따라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대상에는 조사 범위 확대와 함께 위법·부당한 세무조사 및 세무공무원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한 일시중지·중지 요청이 들어 있습니다(제81조의18 제2항 제4호). 요청은 조사 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해야 하고, 결과는 20일 이내에 통지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조사 기간 중에 요청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못 하나요?
제81조의19의 심의 요청은 조사 기간이 끝나는 날까지입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는 결과 통지를 받고 과세전적부심사나 불복 절차로 다투게 됩니다. 절차가 달라지므로 조사 중에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요구를 거절하면 불이익이 있나요?
관련성이 있는 자료를 내지 않으면 성실성 추정이 흔들리고 추계과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거절이 아니라 관련성 확인이 순서입니다. 요구 내용과 사유를 기록으로 남겨 두면 나중에 다툴 때 근거가 됩니다.
자료를 사본으로 내도 되나요?
일시 보관 후 반환하는 경우 세무공무원이 사본을 보관할 수 있고, 원본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서명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81조의10 제6항). 원본을 넘길 때는 무엇을 넘겼는지 목록을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실제 대응은 조사 유형과 통지받은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별 사안 확인이 필요하시면 상담문의에 남겨주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