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실제로 받았고 대금도 다 치렀는데,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곳이 알고 보니 실제 공급자가 아니었습니다. 이때 매입세액 불공제가 따라옵니다.
억울해 보이지만 조문은 단순합니다. 그리고 구제되는 경우가 시행령에 열거되어 있는데, 가장 흔한 상황이 거기 빠져 있습니다.
매입세액 불공제의 근거는 어디인가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제1항 제2호입니다.
발급받은 세금계산서에 … 필요적 기재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가 적히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르게 적힌 경우의 매입세액
필요적 기재사항은 제32조 제1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입니다.
- 공급하는 사업자의 등록번호와 성명 또는 명칭
-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
-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액
- 작성 연월일
첫 줄이 문제의 자리입니다. 실제로 물건을 판 사람과 세금계산서에 적힌 사업자가 다르면 공급하는 사업자의 등록번호가 사실과 다르게 적힌 것이 됩니다. 거래 자체가 진짜여도 이 요건에 걸립니다.
시행령이 구제하는 경우
같은 호 단서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시행령 제75조가 열두 가지를 열거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 호 | 구제되는 경우 |
|---|---|
| 2 | 필요적 기재사항 일부가 착오로 잘못 적혔으나 나머지 기재사항으로 거래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
| 3 | 공급시기 이후에 발급받았으나 그 과세기간의 확정신고기한까지 받은 경우 |
| 4 | 전자세금계산서가 국세청에 전송되지 않았으나 발급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
| 7 | 확정신고기한이 지난 뒤 받았더라도 1년 이내이고 수정신고·경정청구와 함께 제출하거나 결정·경정되는 경우 |
| 8 | 공급시기 전에 받았으나 공급시기가 발급일부터 6개월 이내 도래하고 거래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
읽어 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시기가 어긋났거나 착오로 잘못 적힌 경우를 다루고 있습니다.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면 형식의 흠은 넘어가 주겠다는 구조입니다.
위장거래는 시행령에 없다
여기가 이 글의 요점입니다. 실제 공급자와 세금계산서상 공급자가 다른 경우는 제75조 어디에도 없습니다.
제2호가 가장 가까워 보이지만 “착오로 사실과 다르게 적혔으나”가 요건입니다. 다른 사업자 명의로 발급된 세금계산서는 착오가 아닙니다. 시행령이 열어 둔 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사안에서 매입세액을 지키는 근거는 법령이 아니라 판례가 오랫동안 인정해 온 법리입니다. 공급받은 자가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면(선의·무과실) 공제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의·무과실은 공급받은 자가 밝혀야 합니다. 세무조사에서 무엇을 밝혀야 하는가에서 본 구조가 여기서도 나타납니다. 과세관청은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까지만 보이면 되고, 그다음은 받은 쪽의 몫입니다.
무엇을 남겨 두어야 하나
과실이 없었다는 것은 거래 당시에 확인했다는 기록으로만 보입니다. 사후에 만들 수 없습니다.
- 계약 전 사업자등록증과 등기사항증명서를 받아 둔 기록
- 대금을 세금계산서상 사업자 명의 계좌로 이체한 내역
- 물품 인수증, 거래명세서, 운송장처럼 실물의 흐름을 보이는 자료
- 현장이나 사업장을 확인한 기록, 담당자와 주고받은 연락
가장 자주 깨지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대금을 다른 사람 계좌로 보냈다면 명의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커집니다. 시세보다 뚜렷하게 싼 거래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딸려 오는 것들
매입세액 불공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 가산세가 따라붙습니다
- 법인세에서도 그 지출의 실체가 다시 검토됩니다
- 상대방이 자료상으로 확인되면 조사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세금계산서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받았는지가 자료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금을 다 지급했는데도 불공제되나요?
지급 사실은 거래가 있었다는 증거는 되지만, 세금계산서 발행자가 실제 공급자인지에 대한 답은 아닙니다. 두 가지가 별개로 판단됩니다.
상대방이 부가가치세를 냈으면 괜찮나요?
시행령 제75조의 여러 호가 “거래 당사자가 납부세액을 신고하고 납부한 경우”를 요건으로 두고 있지만, 그 호들은 사업장 기재나 위탁매매 같은 특정 상황에 관한 것입니다. 명의위장 자체를 구제하는 조항은 아닙니다.
수정세금계산서를 받으면 해결되나요?
시기 문제라면 도움이 됩니다. 다만 발행 주체가 실제 공급자가 아닌 경우에는 같은 주체가 다시 발행하는 것이므로 문제가 그대로 남습니다.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실제 판단은 거래 경위와 확보된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별 사안 확인이 필요하시면 상담문의에 남겨주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