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인과 거래했다는 사실만으로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조사에서 이 말이 나오면 회사는 대개 거래가 있었다는 것 자체를 방어하려 하는데, 다투는 지점은 그곳이 아닙니다.
세무조사에서 무엇을 밝혀야 하는지 이어지는 두 번째 글입니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은 언제 적용되나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은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고 씁니다. 특수관계와 부당한 감소가 둘 다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부당한 감소”인지는 시행령 제88조 제1항이 아홉 가지 유형으로 열거합니다. 실무에서 걸리는 것은 대체로 넷입니다.
| 호 | 유형 |
|---|---|
| 1호 | 자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액으로 매입 |
| 3호 | 자산을 무상 또는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양도 |
| 6호 | 금전·자산·용역을 무상이나 낮은 이율·임대료로 제공 |
| 7호 | 시가보다 높은 이율·임차료로 차용 |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이 시행령 제88조 제3항입니다. 1호·3호·6호·7호는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5%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차이가 그 밑이면 유형에 들어맞아도 부인 대상이 아닙니다.
경제적 합리성이 실제 쟁점이다
대법원은 이 제도가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봅니다. 특수관계 거래를 폭넓게 부인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경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행위계산을 함으로 인하여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당해 거래행위의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과연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두1588 판결
같은 문구가 지금은 법에 들어와 있습니다. 법인세법 제52조 제2항이 시가를 정할 때 건전한 사회 통념 및 상거래 관행을 기준으로 하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툴 자리는 “거래를 했느냐”가 아니라 “그 거래에 사업상 이유가 있었느냐”입니다.
시가는 어떻게 정해지나
같은 판결이 시가를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인 교환가치라고 정의합니다. 세무서가 붙인 숫자가 곧 시가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시행령 제89조가 순서를 정합니다. 먼저 유사한 상황에서 특수관계인 외의 불특정다수인과 계속 거래한 가격이나 제3자 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이 있으면 그 가격을 씁니다.
그런 가격이 없어 시가가 불분명할 때에만 ① 감정평가법인등의 감정가액(주식은 제외) ② 상속세및증여세법을 준용한 평가액을 차례로 적용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이 이 순서를 건너뛰는 것입니다. 상증세법 보충적 평가액부터 들이대는 경우가 있는데, 비교 가능한 실제 거래가격이 있으면 그것이 먼저입니다.
조사에서 무엇을 준비하나
과세요건 사실을 밝힐 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그러나 거래의 사업상 이유는 회사 안에만 있는 자료입니다. 다음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 특수관계 성립 여부와 시점 —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시행령 제88조 제2항)
- 차액이 5%·3억원 요건을 넘는지 — 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대상이 아닙니다
- 거래를 그 조건으로 한 이유 — 이사회 결의, 내부 품의, 비교 견적, 상대방과의 협상 기록
세 번째가 핵심입니다. 결정 당시에 남긴 문서라야 힘이 있습니다. 조사 통지를 받은 뒤에 만든 설명은 사후 정당화로 읽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표이사에게 무이자로 빌려주면 무조건 걸리나요?
시행령 제88조 제1항 6호에 해당합니다. 다만 시가인 이자와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5% 이상이어야 적용됩니다. 금액이 크지 않으면 부인 대상이 아닐 수 있으나, 가지급금은 인정이자 외에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같은 다른 규정도 함께 걸립니다.
시가보다 싸게 팔았지만 회사에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납득되는지가 관건입니다. 급히 자금이 필요했다거나 상대방만 인수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은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정을 뒷받침하는 당시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부인되면 세금은 법인세만 늘어나나요?
아닙니다. 부인된 금액은 소득처분이 따라붙습니다. 귀속자가 주주나 임직원이면 배당이나 상여로 처분되어 그 사람의 소득세가 함께 늘어납니다. 법인세만 보고 판단하면 부담을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실제 판단은 거래의 구체적 조건과 당시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별 사안 확인이 필요하시면 상담문의에 남겨주시면 됩니다.

